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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의 여행/900 : 역사

역사의 쓸모(최태성) : 시대를 관통하는 가르침을 찾아서

by 평범한 과학도 2022. 1. 17.

 

 
역사의 쓸모
수백 년 전 이야기로 오늘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역사 사용 설명서 『역사의 쓸모』. 지난 20여 년간 500만 명의 가슴을 울린 대한민국 대표 역사 강사 최태성.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역사에서 답을 찾은 저자는 삶이라는 문제에 대한 가장 완벽한 해설서는 역사라고 말한다.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에 부딪쳤을 때 해설에서 도움을 얻듯,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인물들의 선택과 그 결과가 담긴 역사에서 인생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
저자
최태성
출판
다산초당
출판일
2019.11.22

 

수백 년 전 이야기로 오늘의 고민을 해결하는 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역사 사용법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나는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

500만 명의 가슴을 울린 명강의의 주인공 최태성이 역사에서 찾은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지난 20여 년간 대한민국 대표 역사 강사 최태성을 찾은 사람은 비단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만이 아니었다. 교양을 쌓으려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비지니스 인사이트를 구하는 CEO부터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청년과 중년까지 일과 삶의 문제로 갈등하는 모든 이가 그를 찾았다. 단편적인 사실 관계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의 본질을 파고드는 그의 강의가 듣는 이로 하여금 역사에 빗대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깨닫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는 저자는 삶이라는 문제에 대한 가장 완벽한 해설서는 역사라고 말한다.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에 부딛쳤을 때 해설에서 도움을 얻듯,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인물들의 선택과 그 결과가 담긴 역사에서 인생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배워서 어디에 쓰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반박이라고 하듯,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를 철저히 실용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넘나들며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키워드를 뽑아내고, 자신만의 궤적을 만들며 삶을 살아간 이들을 멘토로 소환한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의 쓸모」는 수백 년 전 이야기로 오늘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역사 사용 설명서다. 외워야 할 것이 많은 골치 아픈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역사의 쓸모를 통해 역사를 삶의 안내서로 삼는다면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고 역사 앞에서 떳떳한 삶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

-kyobo 제공, 백야행 책 소개 中-

 

읽은 기간: 2022.1.1-2022.1.9

이 글은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의 쓸모를 읽고 느낀 점을 정리한 수필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사의 ‘쓸모’

역사를 왜 배우는가. 역사는 무슨 쓸모가 있는가.

최태성 선생님에게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과거를 찬찬히 돌아보면 현재의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누군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역사 속 인물은 어떤 선택을 했으며 왜 그 선택을 했는지, 또한 그 선택이 오늘날의 나에게 시사하는 바는 없는지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나의 고민 중 상당 부분은 이미 수천 년의 역사가 보장하는 해답을 품고 있던 것인지도 모른다. 역사에 조예가 깊으면 깊을수록 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작가가 역사를 공부하며 얻은 몇 가지 교훈을 정리한 것이다. 그중 인상적인 몇 가지 교훈들만 골라 글로 정리해보았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의 한 구절이다. 성숙한 이별의 어려움을 극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라 생각한다. 사람과 멀어짐 뿐만 아니라 욕심과 멀어짐 또한 이별일 것이다. 돈이나 권력을 향한 욕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사사오입 개헌만 보아도 그렇다.

 

장기 집권을 위해 이승만 대통령은 헌법개정안 투표를 시행했지만, 재적인원 203명 중 찬성 135명으로 1표가 부족해 부결되고 말았다. 재적인원 중 3분의 2인 136표 이상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203명 중 3분의 2는 135.333...이고, 0.333... 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반올림하면 135명이므로 헌법개정안은 가결되었다고 주장하며 개헌을 선포한다.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 억지를 부려가며 권력욕을 놓지 못한 선례는 박정희 대통령의 본보기가 된 듯하다.

 

반면 상반되는 선례 또한 존재한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다.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재임 중에도 지지가 높아서 3선의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고별사에서 멋진 말을 남기며 깨끗이 직을 내려놓았고, 이후 미국의 그 어떤 대통령도 이 선례를 깨는 일이 없었다.

 

“정계를 떠나고자 하는 내 선택이 주의와 분별의 잣대에 비추어 바람직할 뿐 아니라 애국심의 잣대에 비추어서도 그릇되지 아니한 선택이라 믿으며 이를 위안으로 삼고자 합니다.[각주:1]

 

지금의 선택이 앞으로 불러올 영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하는 태도를 ‘역사적 사고’라고 한다. 이 두 사례는 역사적 사고의 차이가 불러온 대조적인 나비효과를 선명히 보여주었다. 나의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도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되기에는 충분하기에 역사적 사고가 필요한 것이다.

 

 

 

세상 그리고 나

잘 나가는 양반집 자재일 줄 알았던 정도전은 알고 보니 향리 집안 출신이었다. 조선 건국의 일등 공신이라는 이미지에 자연스럽게 기득권 출신이었다는 고정관념이 생긴듯하다.

 

당시 고려는 친원 세력 중심이었지만 정도전은 명나라에 대한 지지를 굽히지 않아 명령 불복종으로 유배당했다. 하지만 정도전은 노비의 피가 섞여 있었기에 유배 생활이 끝나도 부름을 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녔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망만큼은 잃지 않았고, 마침내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민본주의’의 조선을 건국하는 데 이바지한다. 유배 시절 백성들의 어려움을 두 눈으로 보았기에, 그들이 중심인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정도전은 사회의 부조리함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신분의 한계를 직접 몸으로 경험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사회나 환경, 구조의 탓으로 돌리며 체념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회의 모순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모순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정도전은 시대적 어려움에 좌절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어려움에 마주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었다.

 

정도전의 교훈 외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살다 보면 힘든 일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주위를 탓하기는 너무나도 쉽다. 주변 사람들 때문에, 주변 환경 때문에. 문제의 원인은 외부에서만 찾다 보면 자연스레 나의 문제점은 배제하게 된다. 구조적인 모순을 인지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내부적인 요인도 충분히 성찰해보자. 나 또한 완벽하지만은 않으니 말이다.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며칠 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천인우 님의 영상을 보았다.[각주:2] 나는 나의 선택을 내 철학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왔는가? 내 삶의 본질과 정체성을 파고드는 질문이다.

 

약 100년 전 같은 고민을 했던 한 서른 살 청년이 있었다. 한평생 독립운동을 하다 생을 마감하신 우당 이회영 선생님이다.

 

서른 살 청년 이회영이 물었다.
“한 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눈을 감는 순간 예순여섯 노인 이회영이 답했다.
예순여섯의 ‘일생’으로 답했다.[각주:3]

 

천인우 님과 이회영 선생님의 철학은 최근 들어서야 알게 된 것들이다. 천인우 님은 유튜브 덕, 이회영 선생님은 이 책 덕이다. 하지만 그들의 철학이 내게 낯설지는 않다. 최태성 선생님이 이미 내게 조언해주셨던 것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시절, 1분가량의 짧은 역사 강의 영상을 페이스북에서 보게 되었다.[각주:4] 최태성 선생님이셨다. 명사의 꿈이 아닌 동사의 꿈을 꾸라는 말씀, 나는 왜 살며 왜 공부하는지 고민해보라는 말씀에 순간 머리가 하얬다. 지금껏 그 누구도 내게 ‘꿈’을 물은 적은 없었다. 과거 내게 꿈을 묻던 말은 실은 장래 희망을 묻던 말이었음을 그제야 알았다.

 

찬찬히 돌이켜보았다. 나를 ‘전율’하게 하는 것, 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런 일을 위해 내 평생을 바친다면 후회하지 않을 거란 확신 때문이었다. 그러한 고민을 일찍 시작한 덕에 현재는 선명하지는 않더라도 내 나름의 희미한 해답을 갖고 나아가는 중이다.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이 고민하다 보면 점점 더 선명해지리라 믿는다. 돌아보면 이른 시기에 최태성 선생님을 만난 것이 내겐 큰 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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