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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봉준호) : 옆에 있는 문을 열자 감상한 날짜: 2026.05.23이 글은 봉준호 감독님의 설국열차를 보고 느낀 점을 정리한 수필입니다.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중후반부까지 '계급이 공동체의 존속을 위한 실로 합리적인 사회적 장치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꼬리칸에 탄 이들은 처음 열차에 오를 때 해당 칸의 티켓을 구매했었다. 열차의 꼬리칸에 머무는 것에 사전에 동의했다는 의미다. 심지어 꼬리칸에서 앞으로 한 칸씩 전진하며 펼쳐지는 광경들은 식물을 기르고, 초밥을 만들며,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등 모두 각자의 칸에서 맡은 소임을 다하는 모습들이다. 혁명의 무리들은 초기의 계약을 어기고 본인들의 칸에서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유일한 인물들인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꼬리칸의 혁명을 측은지심은 배제하고 철저히 이성적인 시.. 2026. 5. 23.
환상의 빛(미야모토 테루) : 환상과 그 진상 읽은 기간: 2026.5.9 - 2026.5.17이 글은 미야모토 테루의 환상의 빛을 읽고 느낀 점을 정리한 수필입니다.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다 표면은 바람과 부딪혀 진동을 일으키고, 그 표면의 불균일함은 빛을 사방으로 반사한다.가만히 앉아 그 빛을 응시하고 있으면, 무언가 사람을 홀리는 듯한 오묘함을 띠는 듯하다. 잠시나마 온갖 상념들에 사로잡힌다. 수많은 선택과 행동들의 목적을 애써 찾아보지만, 결국은 삶의 무의미함으로 이어지는 덧없는 생각들이다. 그 빛은 삶의 허무와 권태로 나를 이끄는 환상의 빛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종종 우연한 순간에 멍하니 무의식에 빠져 자연히 허무에 잠식되는 때가 있다. 한참을 빠져 허우적대다 다시 의식의 끈을 붙잡고 나서야, 그제야 생각을 채우는 일보다 생각을 .. 2026. 5. 18.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참 읽은 기간: 2026.1.1 - 2026.1.14이 글은 황석희의 오역하는 말들을 읽고 느낀 점을 정리한 수필입니다.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들 운명 같은 것을 믿는지 모르겠다. 나는 운명은 믿지 않지만 우연이 지나칠 정도로 거듭된다면 그냥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 정도의 우연이라면 운명이라 여겨도 좋을 만큼의 희박한 확률을 이겨낸 것일 테니 말이다. 왜인지 이 책이 내겐 그렇게 느껴진다. 연말을 맞아 방을 정리하며 몇몇 책들을 중고서점에 처분하였다. 그렇게 현금으로 중고 책값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용해야겠다고, 헌책을 챙겨 중고서점으로 향하는 도중 마음을 먹었다. 책을 팔고 또 책을 산다니. 무척 생산적인 듯 느껴졌다. 그렇게 손에 현금을 쥔 채 꽤 오랜 시간 서점을 누볐음에도 마음에 드는.. 2026. 4. 2.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알랭 드 보통): 지금 로맨스 소설이 내게 줄 수 있는 모든 것. 읽은 기간: 2025년 여름이 글은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느낀 점을 정리한 수필입니다.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쉽게 답하지 못하는 질문이지만,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주저 없이 이터널 선샤인이라고 말했다. 적당히 가벼우면서 무겁고, 들뜨면서도 잔잔하다. 엔딩 크레딧이 오르면 하고픈 이야기가 넘쳐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겠는, 그래서 그저 그 순간의 감정에 머무른 채 깊은 한숨을 내쉬게 하는 영화다. 단순히 두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낭만적인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랑에 대한 감독 나름의 철학이 영화 곳곳에 담겨있다. 그 철학을 시간 여행을 소재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내 습관 중 하나는, 영화를 보기 전이나 후에.. 2026. 1. 8.
불안(알랭 드 보통) 읽은 기간: 2025.8.4 - 2025.9.7, 114p까지 읽고 생각을 정리한다. 그래서 불안의 해법은 무엇일까. 철학은 158p, 예술은 218p까지.이렇게 보니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읽을 책들과 쓸만한 글감들이 쌓여있는 요즘, 주변이 정리되면 다시 읽어보아야겠다. 나이든 세대는 낮은 계급에 속하는 것이 곧 재앙이라는 자신의 고정 관념을 젊은 세대에게 물려준다. 자신의 후손이 낮은 지위(자신의 낮은 지위와 남들의 낮은 지위)가 곧 무가치한 존재로 연결되지는 않고, 또 높은 지위가 곧 훌륭한 존재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며 내적인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감정적 토대를 박탈해버리는 것이다. (35p)어떤 것-예를 들어 부나 존중-의 적절한 수준은 결코 독립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준.. 2025. 9. 7.
단 한 번의 삶(김영하) : 우연한 생 단 한 번의 삶『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의 신작 산문 -오직 한 번만 쓸 수 있는, 나의 삶에 대하여 김영하가 신작 산문 『단 한 번의 삶』을 출간했다. 60만 명이 넘는 독자의 사랑을 받은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산문집으로,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2024년 연재되었던 글을 대폭 수정하고 다듬어 묶었다. ‘영하의 날씨’는 초기 구독자의 초대로만 가입이 가능한 서비스로 화제를 모으며 연재 당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단 한저자김영하출판복복서가출판일2025.04.06내 의지와 무관하게 시작된 삶이라는 사건예측 불가하고 불공평하고 질서 없는 진짜 인생을 사유하다“때로 어떤 예감을 받을 때가 있다.아, 이건 이 작가가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글이로구나.내겐 .. 2025. 8. 3.
라라랜드(데이미언 셔젤) : 꿈과 사랑,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그 관계에 관하여 라라랜드황홀한 사랑, 순수한 희망, 격렬한 열정…이 곳에서 모든 감정이 폭발한다!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만난 두 사람은 미완성인 서로의 무대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평점8.1 (2020.12.31 개봉)감독데미안 셔젤출연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존 레전드, 로즈마리 드윗, 테리 월터스, 칼리 헤르난데즈, 미즈노 소노야, J. K. 시몬스, 제이슨 퍼치스, 트레버 리사워, 안나 채즐, 핀 위트록, 조쉬 펜스, 데이먼 겁튼, 발라리에 래 밀러, 탐 에버렛 스캇, 조이 홀감상한 날짜: 2025.07.18이 글은 데이미언 셔젤 감독님의 라라랜드를 보고 느낀 점을 정리한 수필.. 2025. 7. 31.
미키 17(봉준호) : 사는 건 어떤 기분이야? 미키 17“당신은 몇 번째 미키입니까?” 친구 ‘티모’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해 거액의 빚을 지고 못 갚으면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해 지구를 떠나야 하는 ‘미키’. 기술이 없는 그는, 정치인 ‘마셜’의 얼음행성 개척단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지원한다. 4년의 항해와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한 뒤에도 늘 ‘미키’를 지켜준 여자친구 ‘나샤’. 그와 함께, ‘미키’는 반복되는 죽음과 출력의 사이클에도 익숙해진다. 그러나 ‘미키 17’이 얼음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후 죽을 위기에서 돌아와 보니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다. 행성 당 1명만 허용된 익스펜더블이 둘이 된 ‘멀티플’ 상황.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현실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사.. 2025. 3. 2.
행복의 기원(서은국) : 정답이 없는 질문에 정답을 찾는 일 행복의 기원당신이 알고 있던 그것은 행복이 아니다 생존과 번식, 행복은 진화의 산물일 뿐 열렬히 사랑한 두 사람이 있었다. 둘은 결국 헤어졌고, 남은 것은 실연의 아픔이었다. 울며 지새는 밤이 얼마나 흘러야 가슴속 상처가 아물 수 있을까. 이별에는 ‘시간이 약’이라지만 그보다 빠른 약이 있다. ‘타이레놀’이다. 돌팔이 처방 같겠지만, 과학적 근거가 있는 얘기다. 진통제로 마음의 아픔을 줄일 수 있다는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 심리학자 네이든 드왈은 심적저자서은국출판21세기북스출판일2021.06.02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느낀다진화생물학으로 추적하는 인간 행복의 기원행복이라는 개념에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온 문제적 베스트셀러 『행복의 기원』이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개정판으.. 2025.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