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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연말 결산 : 올해의 책들을 소개합니다.

by 평범한 과학도 2024. 1. 1.

‘벌써’라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지만, 벌써 올 한 해가 갔다. 올해는 다행히도 꾸준히 책을 읽은 덕분에, 읽었던 책들을 돌아보는 일은 그때의 시간을 추억하는 일이기도 하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이 어떤 책이었는지 떠올려보면 동시에 올해의 추웠던 겨울바람이 생각나고,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는 무더운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찾아올 때쯤 나와 함께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반대로 그때의 나는 무얼 했었나, 그 시절의 나는 어떤 생각들에 사로잡혔었나 돌아보고자 그 시절의 책들을 꺼내 보기도 한다. 그렇게 과거의 책들을 들춰보며 나를 돌아보았다. 그 중 특히나 인상적이어서 한 번쯤은 또 읽고 싶은, 그 시절의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던 책들을 다섯 권만 골라 정리해보았다.
 
1. 모순, 양귀자
인생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임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언뜻 보면 선택이란 무엇을 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문제인 듯 보이지만, 실은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는 문제에 가깝다. 모순은 그런 선택의 문제를 가볍지 않게 다루어냈다.
누구나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나를 설레고 가슴 뛰게 하는 이성에겐 함께 가정을 꾸릴 능력이 부족하고, 경제력이 충분한 이성에게는 그만큼 정이 가지 않는다. 이상과 현실 중 무엇을 택해야 할까,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
 
2. 보통의 존재, 이석원
함께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대화가 즐거운 사람. 그런 사람과의 대화가 즐거운 이유는 아마 그의 생각이 재미있어서일 것이다. 그의 생각을 듣고만 있어도 충분할 정도로. 이석원이라는 분과의 대화도 그랬다.
 
3.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누군가에겐 정의론을 다루는 딱딱한 철학책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내겐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길러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 구구절절 많은 철학자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들의 정의론을 공부해보아도 그것들만으로는 세상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음을 깨닫는다. 결국 샌델이 제시하는 결론은 우리 모두 함께 의논하고 대화하고 토론해서 정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르기에,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자는 교훈은 정의(justice)의 꽤나 다정한 정의(definition)였다.
 
4. 여행의 이유, 김영하
그 누구도 나를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나고 싶게끔 만드는 책이다. 여행지에서의 낯선 언어, 처음 맛보는 음식들, 깔끔히 정돈된 호텔 방의 새하얀 이불. 이방인이 된다는 것은 나를 잠시 잊는 일이다. 여행지에선 그 누구도 나를 알지 못하고, 그 어떤 환경도 나에 구속되어 있지 않다. 어쩌면 아무도 나를 알지 못하는 곳에서 진짜 내 모습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5.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그냥, 책의 내용 자체가 나의 상황과 고민에 너무나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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