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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연말 결산 : 올해의 책들을 소개합니다.

by 평범한 과학도 2025. 1. 31.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어느덧 계절이 변하고 한 해가 간다. 그렇게 쌓여가는 하루하루에 의미를 두려고 노력해서인지 요즘은 해가 변해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하루에만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나, 내겐 다들 비슷비슷한 하루들이다. 그래서인지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몇십일이 더 흐른 이제야 갈무리한다.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 여운에 남는 다섯 권을 '고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내년에도 올해의 책들을 '고를' 수 있길, 다섯 권 이하로 읽어서 책을 고를 필요가 없어지지는 않길 바란다. 올해 중반 즈음, 독서 대부분은 문학에만 편중되기 쉽기에 최대한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견문을 넓히려 노력한다는 이동진 평론가님의 말씀이 크게 와닿았다. 확인해보니 내 블로그의 비중 역시 문학이 압도적이었다. 그 뒤로 철학, 역사, 과학 분야도 발을 담그려 노력했으나 충분히 젖지는 못한 듯하다. 내년에도 꾸준히 발을 담그길, 그러다 보면 언젠간 충분히 젖어있지 않을까 싶다.

 

1.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세상의 모순을 꼬집고 비틀어도 고함 한 번 못 치고 다시 세상에 순응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2.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

일상은 정적이며 익숙하다. 반면 낭만은 들끓는 격정 같다. 그런 낭만적 연애 후의 일상이라면 더욱 그 대비가 선명할 수밖에 없다. 과연 낭만 후의 일상을 기꺼이 견딜 자신이 있는지 그 각오가 충분한지 시험하는 책이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만만해할 것이다. 이것저것 재고 따지는 것 자체가 아직 낭만에 빠지지 않았다는 뜻이니 말이다. 무엇이든 극복해내리라 믿게 만드는 착각이 낭만의 가장 큰 매력이자 허울이다.

 

3. 행복의 기원, 서은국

결국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것. 환희와 절망도 충분한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진다는 것. 이 사실들이 종종 큰 위로가 된다.

 

4.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마이클 샌델

웬만한 것들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사실은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자유시장경제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렇게 돈의 논리에만 맞춰 차가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다가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음을 통감하게 한다. 지속적인 관심과 시선이 그런 얼마 남지 않은 따뜻함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5.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평소 스마트폰의 습격에 회의를 느끼던 참이었다.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이나마 그 습격에서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얼른 느낀 점을 정리해서 업로드 해야겠다. 종종 스마트폰에 된통 당할 때마다 다시 읽어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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