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근대인의 일상과 탈일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내면서 1960년대 문학에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김승옥 대표작 모음집. '서울'과 '무진'이라는 공간 사이에서 그리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 '무진기행'을 비롯해 김승옥의 등단작인 '생명연습', 동인문학상 수상작 '서울 1964년 겨울' 그리고 이상문학상 수상작 '서울의 달빛 0장'까지, 단편 10편을 모아 엮었다. 이번 단편집에는 1962년 등단작 '생명연습'부터 1977년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서울의 달빛 0장'까지,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김승옥이 발표한 작품들이 담겨 있다. 작가의 작품들은 기존의 도덕적 상상력과 윤리적 세계관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감각적인 시선, 기발하고 섬세한 묘사로 현실과 환상을 조화롭게 담아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사회'라는 틀에서 벗어나 개인으로 시선을 돌려 개인의 감성과 감각에 의해 포착되는 현실을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이전 세대의 소설들이 지니지 못했던 독특함을 소설 속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 저자
- 김승옥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07.08.03
근대인의 일상과 탈일상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김승옥의 대표 단편들
근대인의 일상과 탈일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내면서 1960년대 문학에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김승옥 대표작 모음집. '서울'과 '무진'이라는 공간 사이에서 그리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 '무진기행'을 비롯해 김승옥의 등단작인 '생명연습', 동인문학상 수상작 '서울 1964년 겨울' 그리고 이상문학상 수상작 '서울의 달빛 0장'까지, 단편 10편을 모아 엮었다.
이번 단편집에는 1962년 등단작 '생명연습'부터 1977년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서울의 달빛 0장'까지,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김승옥이 발표한 작품들이 담겨 있다. 작가의 작품들은 기존의 도덕적 상상력과 윤리적 세계관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감각적인 시선, 기발하고 섬세한 묘사로 현실과 환상을 조화롭게 담아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사회'라는 틀에서 벗어나 개인으로 시선을 돌려 개인의 감성과 감각에 의해 포착되는 현실을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이전 세대의 소설들이 지니지 못했던 독특함을 소설 속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kyobo 제공, 무진기행 책 소개 中-
읽은 기간: 2023.10.9
이 글은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읽고 느낀 점을 정리한 수필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편 10편들 중 무진기행에 대한 수필입니다. 다른 단편들에 대해서는 추후 감상 후에 기록할 예정입니다.
오늘 날에도 여전히 상경은 어느 정도의 출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고향은 익숙하고 편안한 동시에, 왜인지 모르게 그곳으로의 발걸음이 때론 허탈하고 무력하기도 하다. 타지에서 이룬 성취들을 두 손 가득히 쥐고 오는 것과 빈 손으로 공허히 돌아오는 것의 차이일 것이다. 막상 빈 손으로 오는 그 순간은 공허할 지라도, 고향만이 풍기는 분위기는 날 위로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고향으로의 귀환에는 참 모순적인 감정들이 공존한다.
안개가 짙은 무진 역시 주인공에게 그러한 곳이다. 추스르기 힘든 슬픔을 어떻게든 달래고자 가는 곳인 동시에, 나름의 도약 직전에 잠시 여유를 갖고자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무진에서 만난, 자꾸만 마음을 들쑤시는 한 여인은 서울 이야기를 입에서 떼놓질 않는다. 서울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무진은 뭐 그리 모자라다고.
그럼에도 나는 무진을 떠나야 한다. 서울로 향해야 한다.
쓴 편지를 거듭 되뇌이다 편지지를 찢어버리며,
무진의 표지판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끼며,
그렇게 무진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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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여름밤, 멀고 가까운 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울음 소리를, 마치 수많은 비단조개 껍데기를 한꺼번에 맞부빌 때 나는 듯한 소리를 듣고 있을 때 나는 그 개구리 울음소리들이 나의 감각 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수없이 많은 별들로 바뀌어져 있는 것을 느끼곤 했었다. (27p)
햇볕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를 합성하여 수면제를 만들 수 있다면...... (33p)
어떤 사람을 잘 안다는 것_잘 아는 체한다는 것이 그 어떤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무척 불행한 일이다. (34p)
그 단어는 다소 천박하고 이제는 사람의 가슴에 호소해 오는 능력도 거의 상실해 버린 사어 같은 것이지만 그러나 그 무렵의 내게는 그 말밖에 써야 할 말이 없는 것처럼 생각되었었다. (38p)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 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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