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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의 여행/800 : 문학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 사랑에 실패하는 주된 이유

by 평범한 과학도 2023. 7. 3.
 
오만과 편견
오늘날 셰익스피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영국 작가이자, ‘제인주의자(Janeite)’라 불리는 열혈 독자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내며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제인 오스틴의 전 작품을 망라한 제인 오스틴 200주년 특별 에디션「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가운데 단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작이다. 오스틴이 스무 살 되던 해 집필해 《첫인상》이라 이름 붙인 이 작품은, 제목처럼 다아시와 엘리자베스 두 남녀가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서로에 대해 잘못된 ‘첫인상’을 갖게 되면서 겪는 갈등을 그렸다. 당차고 재치 있는 베넷가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대저택 네더필드의 무도회장에서 젊고 부유한 신사 다아시를 만난다. 무뚝뚝한 그의 태도에서 ‘오만하고 무례한 남자’라는 인상을 받은 엘리자베스는 그를 향해 날을 세우고, 다아시는 생기 넘치는 그녀에게 끌리면서도 신분 차이로 인해 다가가길 망설인다. 첫 만남에서 생겨난 오해로 두 사람의 사이는 꼬여가지만, 이내 그들을 둘러싼 온갖 사건과 맞닥뜨리면서 갈등은 서서히 허물어지는데…….
저자
제인 오스틴
출판
시공사
출판일
2016.10.27

 

오늘날 셰익스피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영국 작가이자, ‘제인주의자(Janeite)’라 불리는 열혈 독자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내며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제인 오스틴의 전 작품을 망라한 제인 오스틴 200주년 특별 에디션「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가운데 단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작이다. 오스틴이 스무 살 되던 해 집필해 《첫인상》이라 이름 붙인 이 작품은, 제목처럼 다아시와 엘리자베스 두 남녀가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서로에 대해 잘못된 ‘첫인상’을 갖게 되면서 겪는 갈등을 그렸다.

당차고 재치 있는 베넷가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대저택 네더필드의 무도회장에서 젊고 부유한 신사 다아시를 만난다. 무뚝뚝한 그의 태도에서 ‘오만하고 무례한 남자’라는 인상을 받은 엘리자베스는 그를 향해 날을 세우고, 다아시는 생기 넘치는 그녀에게 끌리면서도 신분 차이로 인해 다가가길 망설인다. 첫 만남에서 생겨난 오해로 두 사람의 사이는 꼬여가지만, 이내 그들을 둘러싼 온갖 사건과 맞닥뜨리면서 갈등은 서서히 허물어지는데…….

-kyobo 제공, 오만과 편견 책 소개 中-

 

읽은 기간: 2023.5.4 - 2023.6.16

이 글은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을 읽고 느낀 점을 정리한 수필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지독하게 말한 건 처음부터 편견을 가졌으니 당연한 결과였어.

 

 

다아시는 차갑고 말수가 적은, 특유의 오만한 태도로 많은 이들의 반감을 산다. 이는 사랑하는 엘리자베스에게도 여전했고 이 오만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몇몇 언행들만으로 그를 지레짐작했다. 그는 오만하고 냉소적이며 무척이나 예의가 없다고 단정 짓는다. 이러한 편견들 덕분에 엘리자베스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다아시의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색안경을 낀 채로 바라보았으니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겉으로 보면 책 제목 오만과 편견은 다아시와 엘리자베스 각자의 특징을 잘 묘사한 듯하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오만은 다아시의 것, 편견은 엘리자베스의 것이라고 자로 재듯 나눌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히려 오만과 편견은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두 대상임을 페이지를 넘길수록 확신했다.

 

엘리자베스는 그녀가 바라본 몇 가지 언행만으로 다아시를 판단한다. 그리고 그 판단이 옳다는 확신을 가진 채 그를 바라본다. 내가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 내가 누군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 이 또한 분명한 오만이다. 과연 우리는 남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일까. 엘리자베스를 보며 나 또한 지금껏 많은 이들을 함부로 판단했음을 깨닫고, 내 지나쳤던 오만을 돌아본다.

 

다아시의 편견은 오만이 오만인 줄 모른 채 엘리자베스가 그의 마음을 받아주리라는 굳은 믿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만 이런 류의 편견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흔히 겪는 류이다. 그도 나의 마음과 같을 거라는, 이쯤 되면 나의 고백을 받아줄 것이라는 등의 편견 덕분에 사랑에 실패하는 경험은 흔하다. 이러한 편견 역시 약간의 오만에서 비롯되는 것일지 모른다. 나의 매력을 과대평가하는 오만 말이다.

 

그러니 오만하지도 않고, 편견을 갖지도 않는 것. 그것이 잘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것일까? 사랑에 있어서 우리가 주로 마주하는 상황은 나는 그를 좋아하지만 그는 나에게 마음이 없는, 서로의 화살표가 맞지 않는 그런 경우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의 경우는 상대의 마음을 알고자 애쓴다.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그도 나를 좋아한다는 확신을 얻고자 노력한다. 사랑하면 할수록 더 알고 싶고, 확인하고 싶은 것은 본능이다.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내가 덜 상처받을 수 있기에, 자연스러운 방어기제일 것이다. 이러한 본능에서 비롯되는 오만과 편견을 모두 억누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본능이 나의 최우선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은 내 마음속까지 들여다볼 수 없다. 겉으로 보이는 것들로 나를 짐작할 뿐이다. 다아시는 그 누구보다 엘리자베스에게 관심이 많았고 그녀를 사랑했지만, 엘리자베스가 본 다아시는 그저 차갑고 오만했을 뿐이다. 결국, 요점은 나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달린 것 아닌가 싶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마음이 너무 벅찬 나머지, 내 마음을 그에게 어찌 전달할지보다는 그의 마음이 어떠할지에 더 집중한다. 물론 상대의 마음을 아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실은 내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너무 부담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게. 담백하고 은은하게 나를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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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은 자기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뿌리를 두고, 허영은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에 뿌리를 두기 때문이지." (30p)

"겸손이란, 실제로 깊이 없는 생각이거나 분별 없는 태도에 불과한 경우가 많고, 때로는 은근한 자기 자랑일 때도 있습니다." (66p)

"우리가 속는 건 실제로 자신의 허영심인 경우가 많잖니. 상대방의 단순한 호의도 그 이상이라고 상상하곤 하니까." (171p)

초조한 기다림이 대부분 그렇듯이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183p)

"하지만 그렇게 지독하게 말한 건 처음부터 편견을 가졌으니 당연한 결과였어." (272p)

"자주 만나니 나아졌다는 건 그 사람 생각이나 태도가 개선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서로 더 잘 알고 보니까 그런 모습이나 성격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었어요." (282p)

그런데 이미 한 번 거절당한 여자에게 그런 자연스런 반감까지 극복할 만한 애정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허영심이라는 생각이었다. (3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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